부마항쟁의 원인과 전개과정

2019년 부마항쟁 40년 만에 10월 26일은 51번째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사실상 박정희 유신정권의 붕괴를 촉진시킨 결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는 부마항쟁의 원인과 전개과정은 어떠했는지 이번 글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부마항쟁은 부마 민주화운동, 부마사태 등으로도 표현되며

부마항쟁의 정의는 1979년 10월 16일부터 시작되어 같은 달 20일까지 경상남도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반정부 항쟁 사건입니다.

 

부산의 '부'와 마산의 '마'자를 따서 부마항쟁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부마항쟁의 역사적 배경으로는....

 

1979년 들어 박정희 정부의 유신체제는 정치, 사회적 갈등으로 한계점에 이르기 시작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 반대 운동과 '백두진 파동'으로 시작된 1979년은 반정부 인사들의 연행과 체포 그리고 고문, 연금 등의 강압책이 잇따른 와중에도 야당과 재야세력들의 저항이 고조되어 유신 정국의 긴장은 더해만 갔습니다.

 

대표적인 사건들인 '오원춘 사건', 크리스찬 아카데미 사건', 'YH무역노조 신민당사 농성'이 줄줄이 일어났고 또한 김영삼 신민당 총재에게 총재직 정지 가처분과 의원직을 박탈하여 정국의 갈등은 고조되었습니다.

 

 

 

거기에 한국경제는 1970년 대 말에 들어 2차 오일쇼크라는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와 합쳐져 심각한 위기를 맞이 하였습니다.

 

중화학공업 분야의 중복 과잉투자는 한국의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갔으며 결국에는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과 함께 1979년 4월 '경제안정화 정책'을 정부는 수용합니다.

 

경제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하여 정부는 급여생활자와 중소 자본가 그리고 도시의 노동자와 농민 등에게 안정화 비용을 부담하게 할 수밖에 없게 되어 가뜩이나 경제위기로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안정화 정책으로 인하여 도산을 부채질하여 기업의 부도율이 사상 최고치로 올라 도시 하층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부마항쟁이 부산과 마산을 중심으로 일어난 것은 부산과 마산이 노동집약적 제조업이 집중이 되었던 도시이며 이러한 사회경제적인 모순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1979년 당시의 부산 산업별 생산구조는 광공업 산업 비중이 42.1퍼센트로 광공업 취업 구성비율이 매우 높았으며 특히 의류와 합판 그리고 신발 등 영세한 자본과 낮은 기술력이 결합된 저부가가치 제조업이 많았으나 1979년 들어 부산의 부도율은 전국 평균의 2.4배, 서울 평균의 3배에 달하며 수출증가율은 전국 평균에 비해 8.2퍼센트나 하락하여 1979년 부마항쟁은 이러한 정치적, 사회경제적 모순에 일어난 시민, 학생들의 반정부 민중항쟁이었습니다. 

 

 

부마항쟁의 시작과 전개는....

 

부마항쟁은 1979년 10월 16일 오전 10경 부산대학교의 도서관 앞에서 5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학생들은 '민주 선언문'이란 이름의 유인물에 언론의 자유와 학원 민주화 그리고 인권보장의 신념을 확인하고 "제도화된 폭력성과 조직적 악의 근원이 유신헌법과 독재 집권층의 퇴진만이 5천만 겨레의 통일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하며 형제의 피를 요구하는 자유와 민주의 깃발을 우리가 잡고 반민주의 무리와 불의의 무리들을 향해 외치며 나아가자"라고 선언하며 산발적으로 교문에 나가 가두시위에 돌입합니다.

 

이때 시위에 참여한 학생수는 5천여 명으로 늘어났으며 남포동과 광복동 등 부산시 중심가에까지 진출하여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하였으며 비슷한 시간에 부산 동아대의 1천여 명의 학생들이 시내로 진출하여 부산대 학생들과 합류하여 가두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날의 시위로 인하여 수백 명의 학생들이 연행되고 경찰과 학생 1백여 명이 부상당했으나 다음날 10월 17일 시위는 더욱 격해졌습니다.

 

주목해야 할 점으로는 이때부터의 시위는 학생뿐만 아니라 다수의 시민들이 합류한 점입니다.

오후까지는 학생들에 의하여 시위가 주도되었으나 야간시위에 돌입하며 시위대는 3분 만에 5만여 명에 이르며 화이트 컬러, 상인, 업소 종업원, 노동자. 고교생까지 시위에 동참합니다.

10월 17일에는 접객업소 노동자, 반실업상태의 자유노동자, 도시 룸펜, 영세상인, 무직자들이 시위를 주도합니다.

이렇게 학생 시위에서 출발한 부마항쟁은 점차 시민항쟁으로 변해가며 밤늦게까지 도청과 세무서 그리고 파출소와 KBS부산방송국 등을 파괴하며 경찰차량과 취재차량의 일부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시위는 10월 18일 마산으로 확산되며 1천여 명의 경남대 학생들이 마산시내에 산발적으로 집결하여 일부 시민들도 합류한 가운데 시위를 벌였으며 야간 시위는 더욱 격화되어 공화당사와 파출소 그리고 방송국과 신문사에 투석하고 파출소 내의 박정희 대통령 사진을 파손하기도 합니다.

 

10월 19일에 시위는 더욱 치열해지며 마산시는 한때 무정부 상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오후 8시쯤 시위에 마산산업전문대학교와 경남대학교, 고교생까지 합류하여 시위대는 8천여 명까지 불어나는데 주목해야 할 점은 역시 도시 하층민들과 10~20대 청년들이 가담하여 시위를 주도한 점입니다.

이들의 시위는 격렬하여 동사무소와 파출소를 파괴하고 경찰차량에 방화를 하는 등 부마항쟁의 특징은 시위대의 가장 큰 분노의 타깃이 공화당사와 파출소 그리고 경찰이었으며 세무서와 신문사 그리고 방송국에 대한 공격이었습니다.

 

 

 

 

 

 

박정희 정부는 부마항쟁에 대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지만 시위가 심상치 않게 확대되는 양상을 띠자 강경책으로 선회하기 시작합니다.

 

박정희 정부는 10월 18일 새벽 0시를 기하여 부산 일원에 계엄령을 선포하며 부산지구 계엄사령부는 같은 날 0시를 기하여 제1호 포고문을 발표하는데 각 대학교의 휴교 조치와 야간통금시간 2시간 연장 등 8개 항을 포고합니다.

 

또 10월 24일 군, 검 합동부를 편성하여 계엄 시기 중에 조직 깡패들을 발본키로 하여 특별수사부를 설치하며 132명을 검거하고 23명을 구속합니다.

 

계엄령 선포 후 이틀 뒤인 10월 20일 정오를 기하여 박정희 정부는 경남 창원 및 마산 일대에 위수령을 발동합니다.

위수령이란 육군 부대가 한 지역에 계속 주둔하며 해당 지역의 경비 및 군대의 질서와 군기 감시 그리고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한 대통령령으로 계엄령과 유사하나 계엄령의 경우 군이 지휘 통솔을 맡지만 위수령은 해당 조처에 대하여 시장, 군수, 경찰서장 등과 협의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위수령은 1950년 3월에 공포됐으나 2018년 9월 11일 문재인 정부가 68년 만에 폐지하였습니다.

 

박정희 정부는 위수령 발동과 함께 마산 일원에 군을 진주시켜 공공기관과 언론기관에 대한 경계에 들어가는 한편 통금시간 2시간 연장, 경남대와 경남산업 전문대의 무기한 휴교 조처를 취하며 계엄령이 선포된 부산지역에 공수부대를 동원하여 시위대의 강도 높은 진압을 시작합니다.

 

계엄령과 위수령의 발동으로 부마항쟁은 단시간에 진압되었지만 부마항쟁 이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10월 26일 10.26 사건이 발발하며 박정희의 유신체제도 종말을 고합니다.

 

 

 

부마항쟁의 의의와 평가는....

 

부마항쟁은 1970년대의 유신체제 하에서 쌓여온 정치와 사회, 경제, 종교, 문화 등 사회 각 분야에 걸친 여러 모순에 대한 폭발로 박정희 정권의 붕괴를 촉진시킨 결정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2011년 부마 민주항쟁 명예 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발효되었습니다.

 

 

부마항쟁의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이유는....

 

부마항쟁은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에 비하면 사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편입니다.

 

이렇게 부마항쟁의 대중적 인지도 낮은 이유에 대하여 여러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의 해석으로 부마항쟁 바로 직후 박정희가 김재규에게 사살됩니다.

그리고 곧바로 전두환에 의해 군사독재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부마항쟁에 주목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으며 부마항쟁 이후 불과 7개월 뒤 전남 광주에서 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 민주화 세력들은 믿기 조차 어려웠던 광주에서의 학살에 더 많은 관심과 부채감을 가진 것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이번 글 부마항쟁의 원인과 전개과정을 마칩니다.